"환상은 해석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오로지 ‘횡단’만이 가능한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 그것 뒤에 아무 것도 없는지를 체험하는 것뿐이다. 어떻게 환상이 정확히 그 ‘아무 것도 아닌 것’을 감추고 있는지를 체험하는 것이다.(하지만 이와는 달리 증상 뒤에는 많은 것이, 다시 말해 상징적인 중층결정의 네트워크 전체가 있으며, 바로 이런 이유에서 증상은 그것에 대한 해석을 수반한다)" 220
"사회적인 환상을 ‘횡단하는 것’이 증상과의 동일시와 상관적인지를 이해할 수 있다. 유태인은 분명히 하나의 사회적인 증상이다. 그것은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적대관계가 어떤 구체적인 형태를 띠고 사회의 표면 위로 돌출하는 지점이다. 다시 말해 사회가 ‘고장났다는’ 사실이, 사회의 매커니즘이 ‘삐걱거리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지는 지점인 것이다. 만일 우리가 환상의 (통합주의적인) 틀을 통해 그것을 바라본다면, 유태인은 외부의 무질서로부터 사회구조를 교란시키고 부패시키는 침입자로서 나타날 것이다. ‘유태인’은 만일 우리가 그것을 제거하면 사회적 질서, 안정, 동일성 등을 회복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외형상의 구체적인 원인으로서 나타난다. 그러나 우리는 ‘환상을 횡단’하면서 동시에 증상과의 동일시를 완수해야 한다. 우리는 ‘유태인’에 귀속된 속성들 속에서 우리의 사회체계 자체의 필연적인 산물을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유태인에게 귀속된 ‘과잉분’ 속에서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을 확인해야 한다.
(중략) ‘증상과의 동일시’는 사태의 ‘정상적인’ 작동방식의 파열과 과잉분 속에서 진정한 메커니즘으로의 접근을 가능케 하는 열쇠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는 인간 정신의 작동에 대한 열쇠는 바로 꿈, 말실수 등과 같은 ‘비정상적’인 현상들이라고 보는 프로이트의 견해와 맥을 같이 한다." 222-3
슬라보예 지젝, <이데올로기라는 숭고한 대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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